어딜가도 연말 분위기가 느껴지는 요즘이다.
크리스마스가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하진 않으면서도 이맘때면 캐롤을 듣곤 한다.
추운 겨울엔 행사도 약속도 많다.
조금이라도 타인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일까
다른 사람의 올해 이야기에 살아가고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비교적 쉽게 변하는 사람인 것 같다. 만나는 사람, 처해진 환경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올해도 변화가 많이 생겼다. 덜어낸 것도 많고 더한 것도 많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책
올해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었다기 보다 책을 읽는게 필요해졌다. AI Agent 의 발전과 릴스, 쇼츠 때문에 뇌가 짧고 불확실한 것, 그리고 그 결과에서 얻는 도파민에 익숙해지고 있다. 문서를 읽는 능력,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등이 떨어지는게 느껴졌다. 이를 의도적으로 기피할 필요성이 생겼고 그렇기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천천히 차갑게(이성적이게) 사고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읽고 얘기하면 동기부여가 잘 될 것 같아서 동아리 친구들과 책 세미나를 만들었다. 같은 책을 정해진 분량을 읽고 만나서 수다를 나눈다. 다른 해석도 들어보고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보내는 활동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시대의 흐름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같은 내용을 얘기를 한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를 읽었고 지금은 넥서스를 읽고 있다. 세 개 다 유발하라리의 책이다. 인간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게 놀라웠다. 내 삶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책이 아닐까? 삶의 의미를 빼앗아가면서도 동시에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신기한 책이다. 사피엔스가 돈, 제국, 종교 등 가상의 실제를 만들어 서로 효율적으로 협력하며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이 힘을 경계하지 않고 잘 사용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재앙이 닥칠 것으로 주장한다.
이 책은 진리가 아니다. 틀릴 수 없다고 주장하는 종교, 이데올로기, 문서를 비판하기 때문에 이 책 또한 진리가 될 수 없다. 그 때문에 비판적 개연성을 찾게 되었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해가 안되던 것들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함께자라기도 이 세미나에서 한번 더 읽었었는데 중요한 내용을 상기할 수 있어 좋았다.
사내 세미나에서도 책을 몇 권 읽었다. 헬로 스타트업, 상자 밖에 있는 사람, Kotlin Coroutine Deep Dive, 클린 아키텍처, 비폭력대화를 읽었다. 사내 세미나는 보통 일과 연관되어 많이 얘기하는데 원래 일하던 방식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거나 잊었던 것을 상기할 수 있어 좋다.
React Native
회사에서 RN 개발을 시작했다. CTO 님의 요청으로 시작했으나 Native 만 딥다이브 해봤던 나에게 좋은 기회였다. 오히려 네이티브를 더 잘 이해해야 가능하다고 들어서 재밌을 것 같았다. 이미 돌아가는 센디 안드로이드 앱에 일부만 RN 으로 전환하는 brownfield 방식을 사용했다. New Architecture 를 사용했고 Turbo Module 로 브릿징을 구현했다. 그 과정에서 꽤 많은 트러블 슈팅을 경험했다.
기존 그래들이 쉽게 해주던 의존성 관리를 벗어나 package.json 에 직접 의존성을 추가하고 버전을 관리혀면서 Okhttp version 이 충돌하고 clean build, code gen 이 안됐다. Android 에서 node 를 못찾고아 패키지 위치 참조도 재조정해주었다. 실기기에서 metro 포트 못찾는 문제도 있었고, 난독화 때문에 release 빌드에서 크래시도 발생했으며 ReactNativeHost Deprecated 문제 등 생각보다 많은 트러블 슈팅을 경험했다.
완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AI 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이리 저리 해봐다가 '왜 되지?' 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개발 스킬 및 사고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관련 내용을 공부해 React Native 가 어떻게 Native 화면을 그리는지를 주제로 동아리 WAP 에서 발표도 했었다. Greenfield 로도 RN 을 해보고 싶어서 Expo 로 사이드 프로젝트 모아동에서 앱을 개발해 출시했다. 부경대 동아리 정보, 모집을 한눈에 보는 서비스인데 잘 됐으면 좋겠다.
Sendy
벌써 회사에 온지 1년이 넘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변하는게 없어서 지루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요새는 빨리빨리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실험하는게 재밌어졌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개발적으로만 참여하려고 했는데 이제 적응이 됐는지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주도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 좀 개발자로서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 명확해진 것 같다. 누군가는 오픈소스에 기여하고 자동화시키고 하는 것에 흥미가 있지만, 나는 제품에 따른 사용자의 반응이 재밌다. 데이터 분석, UI/UX 쪽에 흥미가 훨씬 큰 것 같아 Product Engineer 를 목표로 나아갈 것 같다.
커뮤니티
커뮤니티 활동을 좀 많이 줄였다.
- Android super init 참여
- GDG Busan 오프보딩
- Google IO Extended Busan
올해는 작년에 비해 훨씬 적게 참여했다.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니라고 느껴지는 것들은 덜어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고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보통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니까 못간다는 것은 핑계고 비용과 시간을 들일만큼 흥미,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 같다. 서울에 있었으면 여러 행사에 자주 참여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은 있다.
Nextstep Compose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어 동료에게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한다. 내가 작성하는 Compose 코드도 점검 받고 어느정도 딥다이브를 해보고 싶어서 NextStep 을 진행했다. 강의를 듣고 미션한 뒤 코드리뷰 받고 개선하는 방식인데 우테코에서 하던 것과 비슷해서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회사 프로젝트에도 Compose 테스트 코드도 적용해 복잡한 화면의 테스트를 자동화할 수 있었다.
다이어트
회사를 다니면서 살이 80kg 까지 쪘었다. 그렇게 8월 쯤 나의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 20대 후반인 것이 크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건강 때문인가? 싶겠지만 그렇지는 않고 곧 20대가 끝나는데 70kg 인 나로도 살아보고 싶어서 빼고 있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점심에는 샐러드, 저녁에는 계란 바나나를 먹으면서 지내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74kg 까지 뺐고 73 ~ 75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한번도 70kg 까지 빼본적이 없는데 이번엔 꼭 목표까지 빼볼 생각이다.
마무리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덕분에 스스로를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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